- <멘토를 찾아서>...김진이 교수가 전하는 말하기의 본질
말은 인간만이 사용할 수 있는 섬세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다. 말은 사람의 생각을 대변하며, 말하기는 일상과 업무 전반에서 능률에 영향을 미친다. 모두에게 중요한 것이다.
현직 아나운서이자 신한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중인 김진이 교수에게 지금의 상황과 언어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학생들에게 전하는 김 교수의 말하기의 본질을 확인해 보자.
현직 아나운서로 방송 일을 하시면서 교수직을 겸하고 계신데, 두 역할을 병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네, 저는 방송 진행과 강의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사실 두 역할 모두 화자와 청자가 있고, 일방적이기보다는 쌍방향 소통이라는 점에서 비슷해요. 청중이 있으면 행사, 학생이 있으면 강연, 시청자가 있으면 방송이죠. 그래서 저는 이를 하나의 업무 확장으로 보고 있고, 요즘은 강의와 강연의 비중이 비교적 더 커진 상태입니다.
교수직을 통해 얻게 된 변화나 영향이 있을까요?
학생들을 만나면서 큰 동기부여를 받고 있어요. 요즘 학생들은 예전보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확실해 보입니다. 학생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저도 책을 읽고, 저술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성장하고 있죠. 방송은 하면 할수록 에너지를 소모시키지만, 강의는 저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면서 균형을 맞추게 해줍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자존감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저는 전현무 아나운서도 말했듯이, 학생들에게 최선책 그 다음에 차선책이 있어야한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많은 학생들이 매끄럽고 길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말하기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신다면?
말은 자신을 매력적으로 표현할 가장 훌륭한 도구입니다. 면접 등에서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능력으로 작용할수 있죠.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은 말을 들으며 해당 인물을 파악하게 됩니다. 또 말이 있어야 관계가 이어집니다. 말이 끊기면 관계도 끊기게 되니까요.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말하는 것도 중요해요. 즉,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말하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과 젊은 청년층에 관한 문해력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청소년과 청년층의 문해력에 대해 느끼신 점이 있으신가요?
시험 중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서술형 답변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긴 합니다. 일상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협업 상황에서는 이해력 부족으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말하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
얼마 전에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읽었는데, 자연스러운 연설을 위해서는 3주간 준비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말하는 능력은 충분한 준비와 연습을 통해 길러질 수 있습니다. 각자 스타일에 맞게 반복해보고, 짧은 영상보다 긴 호흡의 영상, 그리고 짧은 문장의 책보다는 긴 문장의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사고의 깊이를 키우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말하기에 도전이 되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네, 말하는 매 순간이 도전입니다. 항상 철저히 준비해서 제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노력하죠. 이음새와 흐름을 맞추는 것은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에 연속성이 존재해야해요. 그러기 위해서 항상 말하기 전에 사전조사를 통해 이음새 역할을 할 말을 생각해보고는 합니다.
올해 '어른의 말습관'이라는 책을 내신 것으로 아는데, 책에서 학생들이 어떤 점을 얻어가길 바라시나요?
작년에 출간한 소통의 온도가 기본편이라면, 올해 출간한 어른의 말습관은 실전편입니다. 책을 쓰면서 생각보다 말하는 능력을 글로 풀어내기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능력입니다. 정보를 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할 때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서 본인만의 ‘썰’을 풀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주목받고, 메세지를 수월히 전달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신한대 학생를 포함해서 모든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란 말이 있어요. 오감을 깨우며 체득하길 바라요. 듣고, 읽고, 말하고, 쓰는 행위를 대내외적으로 맘껏 해보셔요. 그 안에서 남는 게 분명 있습니다. 더불어, 꿈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something new가 필요합니다.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수행'을 해보길 바랍니다. 단순히 음악을 좋아한다고 업(業)으로 삼을 수는 없어요. '몇 달 내에 작곡을 해서 플랫폼 속 누리꾼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다'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나의 영역에서 기능적으로 움직이길 권합니다. 꿈을 향한 간절함은 하늘이 아니라 내가 듣게 됩니다. 저절로 마음과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임찬호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