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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송산배 농민의 '추석 한숨'

기사승인 2019.09.15  12: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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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링링으로 배 농장 풍비박산

 2019년 9월 8일, 태풍 링링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약 160 km 부근으로 북상하면서 한반도는 태풍권에서 벗어났다. 태풍이 지나갔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이 시기 즈음 추수를 앞둔 농부들이다.

탁자에 앉아 설명하는 고산동 송산배농장 농부 이명원(75)씨의 모습.<사진 가운데>

 의정부시 고산동 일대 송산배 농원도 대표적인 피해지역이다. 9월 11일, 송산배 농원을 찾았을 때 이 맘때면 바삐 움직여야할 농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일 뿐이다. 송산배 농장 주인인 이명원(75)씨이다.

 이씨와 함께 농장을 둘러보았다. 농장 내부는 겉보기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나 나무에 매달려 있어야 할 배들은 모조리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태풍에 의해 떨어진 배의 모습.

"오전에 농협 직원들이 나와 피해 조사를 해 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떨어져 있는 배를 바구니에 담아 주었어요."

농작물 피해가 나면 풍수재해 보험에서 어느 정도 보상해준다. 하지만 송산농원에서 재배한 배 중 80~90%는 상품가치가 없다. 이씨가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더 화 나는 부분은 태풍이 오기 전 나름대로 대비를 철저히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던 점이다.

"태풍이 오기 전, 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다 해두었어요. 가지와 가지 사이를 단단하게 묶어 놓고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다 익은 배는 먼저 수확하려 했으나 그런 배가 없었어요.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요."

떨어져 있는 배를 농장, 농협직원이 협업하여 정리한 모습 

지금 배나무에 매달려 있는 배들이 있긴 하지만 가지와 연결 부분이 크게 상해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상품가치 없는 배들은 어떻게 처리하느냐고 묻자 "그런 배들은 다 매몰해요. 매몰은 땅에 묻는다는 뜻입니다. 나무들에게 영양분이라도 주어야죠."라고 말했다.

당초 이 배는 농협과 양주 조합에 넘길 예정이었다. 의정부에서 송산배를 재배하는 지역은 세 곳이다. 산곡동, 용현동, 고산동이다.  송산배 작목반이라고 불리는 이 단체는 동종업자인 농민들이 서로 상부상조하는 연합이다. 작목반은 주로 농협에 납품하고 양주 조합에 있는 수출 송산배 선별장에서 선별 과정을 거쳐 일본, 대만, 홍콩 등 여러 나라로 수출한다. 하지만 이번 태풍 피해로 작목반 회원들의 수출 길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이씨는 걱정했다.

고산동 송산 농장 내부 전경.

 이씨는 농협 직원들이 찾아와 일손을 도와준 것은 감사하지만 어차피 다 처리하는 과일이어서 별반 소용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농장 규모가 작아 행정당국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의정부시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용현 기자 smf0117@naver.com

<저작권자 © 꽃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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