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빗물 받이 곳곳 막혀 피해 우려
작년 여름 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의정부 곳곳이 침수되었다. 특히 의정부 용현동의 한 도로 500m 구간이 성인 무릎 높이로 침수되기도 했다. 또 도로 위의 빗물이 넘쳐 근처 상가까지 피해를 주었다. 당시 침수의 원인은 빗물 받이의 쓰레기 때문이었다. 담배꽁초, 비닐 등 쓰레기를 빗물 받이에 버려 막히자 도로가 침수된 것이다. 실제로 빗물 받이에 있는 쓰레기를 걷어내자 10분만에 물이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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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침수된 용현로의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
올해 여름에도 집중호우가 예고되었지만 빗물 받이의 쓰레기는 여전하다. 의정부 용현동과 자금동에 위치한 빗물 받이 5곳을 확인해본 결과, 5곳 중 4곳이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들어있었다. 그 중의 한곳은 바로 옆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빗물 받이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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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옆에 위치한 담배꽁초가 버려진 빗물받이 (이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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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버려진 빗물받이 (이하연 기자) |
이와 같이 빗물 받이에 쓰레기가 계속 버려진다면, 올해 호우에도 침수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 상황에서 빗물 받이에 쓰레기가 차 있으면 침수가 3배 가까이 빠르게 진행된다. 또 빗물 받이가 3분의 2정도 덮여 있으면 침수 면적은 최대 3배 넓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작년 500m 넘는 도로가 빗물 받이 한 곳이 막혀 잠겼던 만큼 빗물 받이의 역할이 강조되었지만, 그에 비해 관리와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이재혁(20)씨는 “작년에 용현로 침수될 때 그 근처에 있었어요. 한 분이 종량제 봉투를 들고 와서 배수로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으면 근처 상가도 전부 침수될 뻔 했는데 배수로에 쓰레기 때문에 또 침수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니까 좀 걱정되죠.” 라고 이야기 했다.
또 다른 의정부 시민인 김아현(32)씨는 “옆에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빗물 배수로에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담배꽁초 같은 걸 버려서 빗물 받이에 쌓여있는 걸 여러 번 봐서 사람들이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요.” 라는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의정부시에서는 2021년과 2022년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피해가 많았던 지역을 대상으로 빗물 받이 청소를 진행하였지만, 빗물 받이에 쓰레기가 다시 버려져 있기도 하고, 청소되지 않은 빗물 받이는 여전히 쓰레기가 쌓여있는 등 관리가 되지 않는 곳이 있었다.
의정부시는 연간 1억원여의 예산을 들여 3만 5천여개의 빗물 받이를 관리하고, 우기 전에는 각 주민센터에서 자생단체와 함께 청소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시민들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쓰레기 등이 빗물 받이를 막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의정부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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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되어 빗물이 빠져나가는 빗물받이 (이하연 기자) |
올해에도 많은 비가 예고된 만큼 빗물 받이에 쓰레기 버리는 행동에 대해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하연 기자 sym13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