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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기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중요.”

기사승인 2020.05.26  21: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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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를 찾아서 - YTN 촬영기자 정희인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백령도 취재 현장에서 이동 중인 정희인(54, 남)씨와 일행

 

 

 언론을 입법, 사법, 행정에 이어 제4부라고 한다. 그만큼 언론이 가진 영향력은 변함없이 크다. 27년째 언론사 기자로 일했다면 그동안 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깊고 클 것이다.  1994년 뉴스전문채널 YTN에 공채 1기로 입사해 27년차 촬영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정희인씨를 멘토로 만났다.

촬영 기자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취재 기자와 함께 현장을 영상으로 취재하고, 찍어온 영상을 기사에 맞춰 편집해 리포트를 완성하는 일을 합니다."

촬영 기자를 기자라고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촬영 기자는 편집권을 갖고 있습니다. 보통 카메라맨이 영상을 찍으면 피디가 편집을 하는데, 촬영 기자는 직접 편집까지 합니다. 현장을 나갈 때부터 취재기자와 아이템에 대한 얘기를 충분히 나누고 취재에 대한 내용에 대해 개략적인 취재방향을 함께 논의합니다. 영상리포트를 제작할 때도 리포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영상구성이나 현장 이펙트(녹취)등 첨삭을 하기도 하거든요."

기자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기자는 사회의 목탁이라고 하잖아요. 국민들에게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달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기자가 뉴스를 통해 단순하게 뭔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실들을 통해 부조리를 바로 잡는데, 여기서 새로운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취재기자가 되려고 언론고시를 준비했는데요. 우연한 계기로 영상의 매력에 빠졌고, 특히나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에 매력을 느껴 촬영기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취재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1995년이 특별한 해였어요. 그때 국가적으로 재난재해가 많았거든요. 첫 번째는 1995년 6월에 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인데요. 건물 전체가 한꺼번에 붕괴되고 사상자가 1000여명에 달했어요. 국내 건물 붕괴사고로는 가장 큰 사고였어요. 삼풍 백화점이 그 당시에 굉장히 고가 백화점이에요. 그래서인지 사람이 죽어가는 아수라장속에서도 골프채나 귀금속 같은 걸 훔쳐 가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을 우리가 카메라로 찍어 보도했어요. 한쪽에선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다른 한쪽에선 물욕을 채우기 위해 그런 일들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주변 체육관 강당에 많은 피해자 가족들이 머무르면서 매일 자기 가족 시신 나오는지 확인하고 그러는데, 그 사람들 보면 안타깝고 처참한 상황이니까 눈물이 막 나거든요. 그 분들 취재하는게 참 속상하고 힘들었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두 번째는 1995년 7월에 있었던 ‘시프린스 호 좌초 사건’이에요. 짧게 설명을 해드리자면, 시프린스 호가 태풍 페이를 피하다가 좌초되어서 소리도 앞바다에서 기름으로 완전 뒤덮인 환경재해 사건인데요. 이걸 19박 20일 동안 현장취재를 했는데, 여기가 거의 무인도거든요. 촬영 현장에 저희랑 KBS, MBC 밖에 없었어요. 심지어 여름이라 엄청 더운데 텐트 하나 치고 버티느라 많이 힘들었죠. 그래서 기억에 남네요."

촬영 기자를 하며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좋았던 점은, 이건 저 아니면 나오기 힘든 멘트인 것 같은데.(웃음) 대통령에서부터 환경미화원까지 모든 직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고, 해외 취재를 통해 많은 세계 여러 나라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같고요. 힘들었던 점은 많은 희생자가 있는 재난사고 현장을 취재할 때 슬픔에 빠진 가족들에게, 가슴 아픈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인터뷰를 시도해야 할 때나 또는 맨땅에 헤딩이라고 하는 고발 현장을 잠입 취재할 때 힘든 것 같습니다. 무슨 보도자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우리가 몸으로 부딪혀서 거기서 만나는 사람을 붙잡고 인터뷰를 따야 되고, 때로는 그 사람들이 강하게 항의할 때도 있거든요."

아, 뉴스 보면 카메라 앞을 막으면서 “찍지 마세요!” 이런 거 맞죠?

"네, 맞아요. 그렇게 항의하거나 육체적으로 부딪힐 때 힘든 것 같아요."

그럼 기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먼저 거짓 지위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청와대 출입기자는 본인들이 마치 청와대에 근무하는 수석비서관급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검찰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마치 본인들이 검사와 동급으로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건 자기 신분이 아니거든요. 기자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뿐이지 본인은 그냥 기자일 뿐이라는 거에요.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고요. 종종 그런 기자들이 있기도 하고, 이게 나도 모르는 사이 생각과 행동으로 스며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걸 항상 경계해야하는 것 같아요. 다음으로 기사의 주관화인데요, 언론은 본인의 주관적인 입장을 기사화하면 곤란합니다. 객관적이지 못한 언론이 되니까요. 마지막으로 기자의 이념화를 경계해야 합니다. 이건 정치 쪽과 관련이 있는데, 정치적으로 진보든 보수든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는 거에요. 있는 현상을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주고, 그 판단은 오롯이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해주는 거죠. 지금 언론들 보면 진보나 보수가 굉장히 극명히 나누어져 있는데, 국민들은 여든 야든 다 있잖아요.

특히 저희는 24시간 뉴스 채널이다 보니까 항상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해요. 주관화 되지 말고 객관화 되어야 하고요. 이념에 있어선 중립성을 가져야하고요. 더 말하라고 하면 10개도 말할 수 있는데 이 정도만 이야기 할게요.(웃음)"

훗날 어떤 기자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참 어려운 말이네요.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 기자가 되고 싶은 거. 그 정도?"

어렵다고 하셨는데, 답은 굉장히 간단하네요?

"그렇죠?(웃음) 그런데 이게 되게 어려운 거 같아요. 앞으로 더 노력해야죠."

정민서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저작권자 © 꽃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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