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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 30년씩, 합해서 60년을 여기서 다 보냈죠.”

기사승인 2020.05.25  19: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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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대 앞 전통의 감자탕집 원도봉산 조경숙 사장 인터뷰

 신한대 정문을 나와 경사로 위쪽으로 오르면 오른쪽에 ‘원도봉산 감자탕’이라는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신한대의 전신인 신흥전문대 시절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로 30년째다. 어떻게 한자리에서 같은 메뉴로 이처럼 오래 운영할 수 있는지 조경숙 사장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원도봉산 감자탕의 조경숙 씨

 

 조경숙 사장(61)은 이곳에서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한다.  서울의 더 플라자 호텔 주방에서 근무하던 남편은 당초 양식당을 차리고 싶었지만 도봉산 길목이라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 감자탕으로 바꾸었다. 산에서 내려온 등산객들이 헤어지기 섭섭한 마음을 풀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줄곧 같은 자리에서 같은 메뉴로 손님을 받았다.

 30년 동안 한결같이 식당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조경숙 씨는 손님을 꼽았다.

 "가게 소유는 우리라고 해도 가게 돌아가는 힘은 손님들에게서 나왔습니다. 고객분들이 물질의 양식 뿐만 아니라 지식의 양식도 준거예요. 가게가 30년 큰 것도 제가 아니라 고객들이 지침서가 돼줘서 큰 거예요.”

 조경숙 씨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가게 운영에 있어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등산객 전용 쓰레기통, 개인 앞치마, 취향 파악, 분실물 관리 등 사소하다고 할 만한 것에도 관심을 갖고 고민한다.

 오랜 시간 동안 운영했는데도 조경숙 씨는 아직도 자신의 안에 열정이 차있어 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식당은 커다란 제 놀이터랑 다름없어요. 얼마나 즐거운데요. 밤을 새워서 일하고 나면 쾌감이 있어요. (...) 주방 설거지 끝나고 나면  뿌듯해요. 오늘 손님이 많이 다녀가셨구나. 나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깨알 같은 힘이 됐구나 생각해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비대면 수업을 하게 되면서 대학가에 손님이 줄었는데 가게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평탄해요. 돈은 번만큼 건강을 잃어버리더라고요. 또 손님들이 조금 오시는 만큼 더 잘 대접할 수 있거든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한 분 한 분 만나는 게 너무 소중해요. (...) 위험한 부분도 있어서 단체 예약은 안 받고 있어요.”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가게인 만큼 단골손님이 많은 편이고 현 상황에서는 그런 단골손님들이 주로 찾고 있다고 한다.

 “30살에 이곳에 들어와 60살이 됐어요. 인생 하나에 하나를 더 했어요. 얼마 전 남편에게 이런 얘기를 했죠. 이 가게에서 당신과 내 인생 30년, 합하면 60년 한 사람의 인생을 여기서 다 보낸 셈이라고요. 60년을 무탈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그동안 나 지켜줘서 고맙다고. 오랫동안 고마움을 표현했어요.”

 조경숙 씨는 30년 동안에 있었던 많은 일들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시울을 적셨다.

 마지막으로 신한대학교 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을 물어보았다.

 “놀 때는 잘 놀고 책상에 앉으면 공부에 집중하고 그 시간에 충실하면 실패하지 않아요. 제각기 목표가 있겠지만 늘 자신을 되돌아보고 과욕을 조심하는 마음을 갖길 바라요.”

 

강성주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저작권자 © 꽃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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