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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30년, 함께 걸어온 사람들

기사승인 2023.07.03  14: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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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를 지킨 시민을 만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 모 씨(53)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의정부에 살게 되었다. 28년 전, 신혼 때를 추억하면 의정부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김씨는 “의정부에 처음 왔을 때는 주변이 논밭이었고, 촌구석 같았는데 지금은 참 좋아졌다.”며 종합병원, 문화시설 등 주요 시설과 경전철이 잘 되어있어 인프라가 서울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이란 긴 세월이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속담이다. 30년간 의정부가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한결같이 의정부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의정부의 30년을 지켜온 사람들을 취재해 보았다.

● 의정부 제일시장의 따뜻함을 지키다, 수야네 신발 석영숙 사장님

경기 북부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인 의정부 제일시장은 1978년부터 그 전통을 이어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정(情)을 나눈 제일시장에도 오랜 시간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장사를 해온 상인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무려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야네 신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석영숙 사장을 만나보았다.

수야네 신발 가게의 모습

 석영숙 사장은 아들이 두 살 무렵 의정부로 이사 온 후 제일시장에서 장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46년가량 의정부에 거주 중인 것이다. 제일시장에서 신발 장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처음부터 신발 장사를 한 건 아니었다. 의정부로 이사 오고 나서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자 먹고 살기 힘들어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청바지, 원단까지 다양한 장사를 했었다. 그러다가 셋 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신발 장사를 하게 되었고, 그간의 경험을 통해 장사를 하다 보니 먹고 살 만큼의 수익이 생기기 시작해서 정착하게 되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수야네 신발을 찾는 고객들 중에는 노년층이 많았다. 특히 이날 방문한 고객 중에는 91세 노인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석 사장은 “그 손님은 20년 가까이 우리 가게를 찾아주고 있다. 가게를 장시간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이 은근히 많다”며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가게와 사장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이다.

91세 노인 고객과 석영숙 사장님의 모습

“의정부 제일시장만큼 정비가 잘 되어있고 깨끗한 데는 많이 없는 거 같아요.”

 석영숙 사장님에게서 제일시장의 과거를 짧게나마 들어볼 수 있었다.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시장 자체가 잘 되어 있지 않았고, 위에 비닐만 씌워서 눈이나 비를 막아줄 정도 빈약하게 정비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고, 그 결과 지금의 제일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더해 의정부 제일시장의 장점이 있는지 묻자 “여행을 갈 때에도 일부러 재래시장을 방문하는데, 가면 아직도 옛날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고 하다 보니 정신이 없는 데가 많다”며 “전국시장을 다 돌아다녀 봐도 의정부 제일시장만큼 쾌적한 곳이 없는 것 같다”고 장점을 내세웠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의 장사 계획을 묻자 석영숙 사장님은 “장사를 그만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제 아들과 며느리가 일을 많이 해주기도 하니까,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되는 데까지는 장사를 계속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 의정부의 학생을 지키다, 경민IT고등학교 김완수 교장선생님

경민IT고등학교 김완수 교장선생님
 경민IT고등학교의 김완수 교장선생님은 의정부에서 태어난 의정부 토박이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의정부가 점점 도시화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한다. “교통이 발달하고 자연스럽게 상권이 들어서면서 소도시에서 대도시로 변화되는 것이 가장 체감이 된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던 것은 ‘정‘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정서와 정이 담긴 마을의 따뜻한 분위기를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느끼고 있다고 김 교장은 말한다. 더불어 “서울로의 입지와 도봉산, 중랑천의 배산임수로 인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참 좋았다.”라며 의정부에 붙박이로 살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의정부가 도시화 되면서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시설을 조정하고 새로운 학교를 신설하고 있다.”라며 교장은 30년 넘게 교사 생활하면서 학생들의 인원 증감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의정부의 교육 환경을 계속 발전시키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자로서 전심을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학생들을 위해 전심을 다 하는 원동력은 역시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 덕분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세상 밖으로 나가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신의 삶을 자신 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교육자로서 보람차다.“ 특히 30년 근무를 하면서 경민학교의 강점이었던 유도부의 제자 중, 송대남 선수의 올림픽 우승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 의정부의 입맛을 지키다, 솔밭갈비 박동협 사장님

솔밭숯불갈비 솔밭갈비를 운영 중인 박동협 사장님 (64)

  30년째 의정부의 입맛을 지켜온 식당도 있다. 바로 가능역 주변에 위치한 솔밭갈비이다. 긴 세월 동안 한 자리에서 운영을 계속해온 이곳에는 함께 시간을 보낸 박동협 사장(64세)이 있었다.

 솔밭갈비는 가능역 인근의 전통 맛집이다. 처음 개업한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가게의 인테리어가 변했어도 맛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사장님은 “인천, 서울, 송파 같은 외지에서 먹으려고 찾아오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솔밭갈비는 ‘많이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계속 영업해 왔다. 게장, 육회 등의 메뉴를 무한 리필로 제공하고, 기본적인 고기의 양도 많이 주는 것이 긴 영업의 비결인 것이다. 박동협 사장은 “원래는 오징어도 상차림에 같이 내줬는데, 요즘 오징어가 좀 비싸져서 못 드리게 됐다”며 작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솔밭숯불갈비 가게 모습 (좌), 2010년 리모델링 이전 가게 모습 (우)

“사실 원래 내 가게는 아니었지, 원래 사장님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좀 있었어.”

 박동협 사장은 오랫동안 가게를 지켜왔지만, 사실 원래부터 솔밭갈비를 운영해 왔던 것은 아니었다. 솔밭갈비 전 사장이 위기에 봉착한 모습을 보고 이를 돕기 위해 가게를 인수했다. 당시에는 오래 가게를 영업할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전 사장님 대신 계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박동협 사장님은 “전 사장님이 영업하시던 때에는 너도나도 요식업을 시작하던 때였는데, 많이들 망하기도 했다. 원래 알던 사이였던 만큼 꼭 돕고 싶었다”고 그 시절의 추억을 회상했다.

“항상 한 자리를 지키다 보니, 주변 상권 같은 게 많이 바뀐 점이 눈에 들어오지.”

 박동협 사장은 타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의정부에 이사를 온 케이스다. 때문에 가게 주변, 의정부의 변화가 보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가능역 인근은 원래 논밭, 공터 등으로 채워진 말 그대로 ‘시골 촌구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하철 주변에 일어나는 빠른 발전을 토대로 많은 아파트와 상가들이 들어왔고, 어쩌다 보니 주변 상권 역시 함께 살아났다. 30년의 세월 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박동협 사장은 마지막으로 “처음 가게에서 있었을 때랑 비교하면 사람이 무척 많아져서, 활기찬 도시가 된 것 같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서보석 이민주 정형우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저작권자 © 꽃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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