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장공사 이유로 통근열차도 중단...노인들 "택시라도 탈 수 밖에"
경원선 연천역 맞은편에 위치한 대체운송버스 정류장 (박성민 기자) |
"1호선으로 나중에는 부산까지 가는거 아니야?"
수도권 1호선 전철을 이용해본 승객이라면 우스갯소리로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것이다. 총 연장 200km에 이르는 전국 최장거리노선 1호선은 또 한번의 연장개통을 앞두고 있다. 바로 현재 상행선 종점인 소요산역에서 초성리와 전곡역을 거쳐 연천역까지 이르는 구간이다.
수도권 1호선 연장계획에 포함된 연천역은 2019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었으나, 토지보상 문제와 코로나19로 인한 자재수급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개통이 미뤄져 올 4월 개통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마저 지켜지지 못하면서 2023년 10월 이후로 개통이 또 다시 연기되었다.
1호선 연장계획이 없던 시절 소요산에서 연천역까지 운행하던 통근열차는, 1호선 연장에 따른 선로공사로 인해 2019년 4월부로 운행이 중지되었다. 이 때문에 통근열차로 이 구간을 오고가던 주민들은 4년째 대체운송수단인 셔틀버스를 통해 이 구간을 오가고 있다. 이들은 집과 시내 및 시장을 오고갈 목적으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고령층이다.
연천역 맞은편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연천군 현가리 주민 황순자씨(76)는 "그동안 통근열차를 이용해 소요산역까지 주로 이동했는데 통근열차 운행이 끊긴 4년전 부터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셔틀버스가 통근열차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셔틀버스의 배차간격은 낮이나 저녁시간에는 30분, 그 이외에는 1시간으로 기존 통근열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황씨는 "셔틀버스를 타려면 계단을 오르 내려야하는데 노인들에게는 어려운 점이 많고, 특히 여름 겨울철에는 버스를 기다리는동안 더위와 추위때문에 힘든점이 많다"고 말했다.
연천군에서 운영중인 교통약자 셔틀차량 안내문 (박성민 기자) |
이날 소요산으로 가던 이모씨(81)는 "군 밖으로 나가려면 이동수단을 또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그나마 주말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면서 "주말에 친구를 만나러 나갈때나 시장에 갈때에는 소요산 역에서 주로 택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근본적인 해결법은 빨리 전철이 개통하는수 밖에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1호선 소요산역 앞에 연천방면으로 택시들이 줄을지어 길게 늘어서 있다 (박성민 기자) |
실제로 현재 1호선 종점인 소요산역 앞에는 연천역 방면으로 택시들이 줄지어 길게 늘어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서 5분여동안 지켜본 결과 지팡이나 시장에서 사온 각종 물건들을 들고 택시에 오르는 노인들을 대거 볼 수 있었다.
광장 조성 공사가 한창인 (구)연천역 앞의 모습 (박성민 기자) |
올 10월 개통예정인 연천 (신)역사 조감도 (박성민 기자) |
그렇다면 연천역의 공사는 어느정도 진행된걸까. 개통예정일을 4개월 앞둔 6월, 직접 방문한 연천역은 새로운 역사가 모습을 갖추고, 역 앞 공원을 조성하는 등 마무리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었다. 소요산역부터 연천역까지 이어진 선로도 이미 모두 깔려진 상태로 실제로 지난 5월에는 1호선 전동차가 연천역까지 시운전을 하기도 했다. 소요산역부터 연천역까지 구간은, 수요를 감안하여 7호선 도봉산~장암역 구간과 마찬가지로 단선으로 운행될 예정이며, 10량 전동차가 투입될지 아니면 6량 전동차가 투입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 차례 개통연기에 따른 연천군 주민들의 불편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의 개통약속만큼은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올 가을에는 연천역에 지하철소리가 들리기를 기대해본다.
박성민 기자 smsky1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