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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문화의 산실, 의정부 이색 도서관

기사승인 2023.06.26  17: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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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음악 영어 도서관, 융합의 아름다움을 담다

(의정부에 위치한 이색 도서관들의 모습)

 대학생 송현석 씨(22)는 과제를 할 때 주로 인터넷을 활용한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많은 양의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도서관에 가는 일은 크게 줄어들었다. 도서관의 역할을 이제 인터넷이 대체하고 있다고 송씨는 생각한다. 

 실제로 도서관 자료 이용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책을 읽고, 자료를 찾는 목적으로서 도서관의 기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흐름에서도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변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있다. 바로 의정부시의 '이색 도서관'들이다.

 의정부시 이색 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의 특별한 요소를 합쳐 새롭게 탈바꿈했다. 하나같이 비슷한 모습이었던 도서관들이 자신들만의 색을 가지기 위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서관의 역할이 책과 정보의 대여에서 끝나지 않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는 것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색 도서관의 개관 후, 자신들만의 매력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는 의정부 이색 도서관들이 어떤 새로운 경험을 주고 있는지 취재해보았다.

책, 그리고 음악을 빌려주는 의정부 음악 도서관

 의정부 발곡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산책로 속에는 음악 도서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날 음악 도서관을 방문한 유소향 씨(22)에게 일반 도서관이 아닌 이곳을 찾은 이유와 장점을 질문했다. 유소향 씨는 "음악 장르에 대한 책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또한 도서관 자체가 넓고 어디에나 앉아서 책을 읽기 좋으며,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으로는 CD 혹은 구하기 힘든 LP판 등을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웠는데 음악 도서관에서는 직접 경험해 보고 직접 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색 도서관이라는 모습은 도서관 초입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음악 도서관 초입에는 POP, JAZZ, HIPHOP 등의 음악 장르로 구성된 선반이 설치되어있다. 각 장르에 맞는 서적 혹은 유명 CD와 LP판이 음악도서관에 처음 들어오는 방문객들을 반긴다.

(의정부 음악도서관 1층 초입, 장르별 선반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LP판, 유명 CD 이외에도 음악 그 자체를 체험할 수 있는 모습은 도서관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다. 층별로 여러 음악적 구성을 보여주는 음악 도서관은 1층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 2층에는 각 음악 장르별 도서와 악보가 배치되어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사람이 붐볐던 3층에는 음악 작업실을 포함해 유명 가수들의 음악(마이클 잭슨, 비틀즈, abba)이 수록된 앨범이 위치했다. 또한 배치된 앨범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음악 재생존 역시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헤드셋과 CD 플레이어, LP 플레이어 등의 기기를 통해 직접 음악을 체험할 수 있다.

 3층은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음악 청취실, 음악 공연이 있는 날에는 공연실이 있고, 공연이 없는 날에는 스스로 연주하는 피아노가 배치돼 있다. 방문객들은 뮤직홀에 위치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연주를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의정부 음악 도서관은 CD, LP판이 있어도 빌려주지 않는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다르게 직접 음악을 듣고 빌릴 수 있어 집에서도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면 대여할 수 있다.

(의정부 음악 도서관 3층에 배치된 CD, LP 플레이어)

 의정부 음악 도서관은 음악이라는 테마에 맞춰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고자 한다. 음악도서관은 전통적인 도서관 이미지에서 벗어나 음악을 즐기고, 빌려주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독특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의 음악을 읽을 수 있는 의정부 음악 도서관은 이제는 의정부만의 특별한 도서관으로 자리 잡았다.

예술을 체험하는 도서관, 의정부 미술 도서관

 의정부 민락로 송민학교 왼편에는 미술 도서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은 공공도서관의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술관의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공공 플랫폼으로서 미술관과 도서관이 융합한 모습이다. 미술 도서관 건축의 모티브가 된 것은 백영수 화백이다. 미술 도서관 1층 입구에는 조각상이 있는데, 이는 백영수 작가만의 독특한 모성애의 세계를 표현한 대표작 ‘모자(母子)상‘을 상징 조형물로 제작한 것이다.

(의정부 미술 도서관 외관 및 입구에 위치한 ‘모자상’ 조형물)

 의정부 미술 도서관은 1층에 다양한 예술자료가 전면 배치되어있고, 2층과 3층에는 일반자료가 배치되어 있다. 미술 도서관이 어떻게 설립됐는지는 미술 도서관에서 근무 중인 투어 담당 사서 이인해 씨(35)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인해 씨는 “미술 도서관이 설립되기 이전에 시민 여론조사를 했을 때, 의정부시가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해 시민들이 문화적 소외감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역 시민들에게 문화적 공간을 제공하고자 2014년부터 도서관 건립에 대한 계획을 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의정부 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미술 도서관인 만큼,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예술과 관련된 행사나 이벤트도 찾아볼 수 있었다. 1층 전시관은 실제 활동 작가나 신진 작가를 섭외하여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모든 방문객이 부담 없이 예술을 즐길 수 있다. 3층 프로그램실은 시민 작품 전시장과 전시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의정부 시민을 모집하고 교육해서 도슨트(전시해설가)를 양성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의정부 미술 도서관 1층에 위치한 전시관 및 1층 내부 전경)

 또한 이곳은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찾아내고 지원해 도서관에서 전시까지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시 기회를 갖기 어려운 미술 전공생들을 위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이인해씨는 “미술 도서관은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지역 주민과의 활동만이 아니라 아트 테라피 같은 장애인 서비스 확대도 구상 중입니다.”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끝마쳤다.

 미술 도서관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혜택을 제공하는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딱딱하고 통상적인 공간이었던 기존의 도서관에 대한 벽을 허물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의정부 미술 도서관만의 매력으로 방문객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특성화된 매력은 방문객들의 문화적 이해와 감상을 넓혀주며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영어의 문을 여는 새로운 이야기, 의정부 영어도서관

“아이가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하기에 좋기도 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괜찮은 곳이라서 자주 오는 편이에요.”

 김성연 씨(39)는 쉬는 날마다 아이와 함께 도심 속 한 도서관을 방문한다. 아이가 다섯 살일 때 의정부로 이사를 온 후 3년간 꾸준히 찾은 것이다. 이곳은 2007년, 처음 건립될 당시에는 영어도서관이 아니었다. 하지만 2021년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하고, 2022년 6월에는 새로 단장한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의정부 영어도서관은 주변 도시의 중심, 호원2동 행정복지센터 바로 옆에 있다.

(3층에서 재생 중인 애니메이션과 다수의 영어 원서의 모습)

 의정부 영어도서관은 영어와 동심을 위한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다. 1층과 2층은 영어와 관련된 책과 평범한 책들이 섞여 있지만, 3층은 오직 영어 원서와 영어 동화책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을 위한 영어 애니메이션은 덤이다.

 동심을 위한 모습은 책의 구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에게는 ‘렛츠 리드’라는 영어 그림책을 하나씩 무료로 주고 있다. 이처럼 의정부 영어도서관이 ‘동심 친화적’인 도서관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영어도서관에서 근무 중인 사서 김승지 씨(42)로부터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의정부 영어도서관은 2007년 개관부터 리모델링 이전까지는 의정부 어린이도서관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 때문에 여전히 아이들이 책을 접하기 쉽게끔 인테리어, 3층의 영어 동화책 등이 배치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승지 씨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손을 잡고 오는 경우가 많고, 주변 아파트 단지가 많은 도심 속이다보니 그런 면이 강한 것 같아요. 어린이도서관을 다니던 아이들이 계속 저희 도서관을 찾아주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도서관 내부 전경의 모습)

 김승지 씨는 영어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사용하기 좋은 장소 역시 추천해주었다. 영어도서관 3층에는 독서 공간과 분리된 하늘정원이 있다.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니라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서관 속 작은 공원인 셈이다.

 김승지 씨는 ”도서관을 편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책은 어려운 게 아니니 편한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혹시 오시게 되면 사서들이 선정한 컬렉션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끝마쳤다.

 E-Book의 발전과 유튜브, 구글 검색까지. 사람들이 꼭 도서관에서 책을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의정부의 도서관들은 다르다. 단지 책을 읽거나 빌리기 위한 장소였던 것이 시민들의 문화생활과 서로 합쳐졌다. 의정부시의 ‘이색 도서관’들은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시민과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새로운 모습이 아닐까.

 

 

 
 
 

김서영 정형우 홍동현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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